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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정책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기업 대응 전략

xoxo5 2025. 6. 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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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의 포괄적 관세 정책 현황

2025년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관세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모든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을 포함한 57개국에 추가 상호관세를 적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산 수입품에는 26%의 관세가 부과되며, 이는 566억 달러 규모의 수입액에 적용됩니다.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현재 27%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1903년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관세 조치는 단계적으로 확대되어 4월 5일부터 기본 10% 관세가, 4월 9일부터는 국가별 상호관세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한국 수출에 미치는 구체적 영향

자동차 산업의 직격탄

자동차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미국 관세로 인해 자동차의 GDP 재화 수출이 0.6%, 대미 수출 물량이 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5년 4월 자동차 수출액은 65억 3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으며, 특히 대미 수출액은 28억 9천만 달러로 19.6% 급감했습니다.
5월 자동차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2.0% 급감했으며, 이는 25% 관세 부과의 직접적인 결과로 분석됩니다.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 비중이 47%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타격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철강 산업의 지속적 타격

철강 산업도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이 3월부터 부과한 25% 관세로 인해 5월 철강 대미 수출이 20.6% 감소했습니다. 한국은 연간 263만톤까지 무관세 쿼터를 적용받아왔지만, 새로운 관세 정책으로 이 혜택의 존속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S&P는 한국 철강업체들이 그동안 쿼터제 혜택을 받아왔으나, 이 조치가 종료되면 역내 경쟁사들 대비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한 자릿수% 하락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도체 산업의 간접적 영향

반도체 산업은 직접적인 관세 부과는 유예되었지만, 간접적인 영향이 우려됩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수요 감소로 인해 제품에 탑재되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출하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7.5%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관세 부과 시 가격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합니다.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

수출 감소와 생산 위축

트럼프 관세 정책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5월 한국의 전체 수출이 1.3% 감소했습니다. 미국 수출 감소율은 4월 6.8%에서 5월 8.1%로 확대되었으며, 중국 수출도 8.4% 줄어 양대 수출 시장에서 동시에 후퇴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미국 관세 부과로 한국의 GDP 규모가 약 0.5% 감소하고, 무역 불확실성 확대까지 고려하면 성장률이 약 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산업별 차별적 영향

미국 관세 정책은 산업별로 차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철강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반면, 이차전지와 석유제품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습니다. 5월 대미 수출에서 이차전지는 33.6%, 석유제품은 23.1% 증가했습니다.

기업들의 다양한 대응 전략

현지 생산 확대 전략

많은 한국 기업들이 관세 회피를 위해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미국 첫 제철소를, SPC는 첫 제빵 공장을, LS전선은 최대 규모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 내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현지 공장 건설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미국과 한국의 건축 규제 차이로 인한 설계 변경, 높은 인건비와 물가 수준 미반영으로 인한 예산 초과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TSMC의 경우 당초 예산 120억 달러에서 최종 200억 달러로 비용이 증가한 사례가 있습니다.

수출 시장 다변화

기업들은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이고 아세안, 인도,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5월 EU로의 수출은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4.0% 증가했으며, 특히 EU로의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37.6% 급증했습니다.

공급망 재편과 기술혁신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대응하여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AI와 IoT 기술을 활용한 공급망 디지털 전환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친환경 기술 개발과 AI, 로봇, 5G 등 미래 산업으로의 확장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종합적 지원 정책

관세 대응 지원 체계

정부는 2025년 추경으로 847억 원을 확보하여 약 2,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관세대응 바우처'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KOTRA 해외무역관을 통해 피해 분석, 대응 전략, 생산거점 이전, 대체시장 발굴 등 4개 분야 500여 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관세청은 '미국 관세정책 대응 특별대응본부'를 출범하여 무역안보특별조사단, 위험점검단, 기업지원단의 3개 하위조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발표한 과세대상 품목분류번호를 한국 품목분류번호로 매칭한 연계표를 공개하는 등 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특화 지원

중소벤처기업부는 '미국 관세 대응 중소기업 추가지원 방안'을 통해 긴급자금 0.4조원 추가 공급, 위기극복 특례보증 4.2조원 신설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수출바우처 1,745억원 추가 지원과 신시장진출자금 1,000억원 추가 공급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상호관세 부과 시 수출 중소기업의 81.0%가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으며,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수출국 다변화 부담'(46.0%), '정확한 관세정보 파악'(43.9%), '계약 지연·취소'(42.4%) 등이 나타났습니다.

협상을 통한 해결 모색

협상의 필요성과 전략

전문가들은 한국의 관세율이 대만(32%), 일본(24%) 등 경쟁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거나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본격적인 정부 간 협상의 시간이 도래했다고 강조합니다.
협상 지렛대로는 한국의 대중국 공급망 대체 파트너 역할, 향후 대미 투자 확대 계획, 알래스카 LNG 도입 등 미국 수입 확대 방안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한국이 기술력을 갖춘 분야를 활용한 협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FTA 활용과 다자협력

한국은 한미 FTA, EU-Korea FTA, RCEP 등을 적극 활용하여 관세 부담을 완화하고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CPTPP 가입 추진을 통한 새로운 무역 네트워크 구축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장기적 대응 방향과 과제

통상외교 전략 강화

새 정부의 통상외교 정책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타결과 함께 수출 다변화가 우선 정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조선과 에너지 등 산업협력 카드를 통한 '윈-윈' 전략과 EU, 신흥국과의 FTA 심화, 다양한 소다자 통상외교 지원이 필요합니다.

산업경쟁력 강화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관세 회피를 넘어서 근본적인 산업경쟁력 강화가 필요합니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 기술혁신을 통한 차별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이 중장기적 과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기술 우위 확보와 ESG 경영을 통한 지속가능성 강화가 중요한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결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전략적 접근

미국의 관세 정책은 한국 수출기업들에게 단기적으로 큰 도전이 되고 있지만,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재점검하고 사업구조를 혁신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정책과 기업들의 능동적인 대응 전략이 결합될 때, 이러한 위기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핵심은 단순한 관세 회피가 아닌, 수출시장 다변화, 기술혁신, 공급망 재편을 통한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입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는 미국과의 전략적 협상을 통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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